아이호사::::우리 아이에게 편안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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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성장시키는 아빠의 한 마디
행복아이 2008-06-04 970



정신과 치료 중 ‘체면요법’이 있다. 배우자와 사별하고 충격이 큰 노인들이나 치매환자가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아프다고 할 때 “얼마나 아프셨어요. 이 약을 드시면 나을 거예요”라고 말하며 비타민 등을 처방해주면 병이 나았다고 여기는 현상을 일컫는다.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왜 오셨어요?”라고 말하면 체면이 구겨진 노인들은 우울한 기분에 빠지거나 화를 내게 된다.

한창 자아상을 만들며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체면은 더욱 중요하다. 엄마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아빠가 아이와의 대화가 즐겁다는 표정이나 행동을 보이며 체면을 살려주면 아이들은 자신감과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고마워’, ‘미안해’라는 말이 넘치도록 집 안 분위기를 조성한다. 커다란 존재로 보이는 아빠가 이런 말을 자주 하면 아이는 남에게 감사하거나 사과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여길 수 있다. 또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표현하는 아빠를 보며 자신이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모르는 것을 물어봤을 때는 상황을 대충 모면하거나 틀린 답을 말하기보다는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하고 아이와 함께 답을 찾아본다.


대부분의 아빠들은 아이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 엄마보다 자주 보기 힘든 아빠가 “~하지 마라”는 식의 부정적인 말을 하면 아이들은 아빠를 어려워하고 눈치를 보게 된다. 아이의 말에 앵무새처럼 맞장구치며 호응해준다. 아이가 TV를 보다가 딴청을 피우는 경우 “떠들지 마. TV 안 보려면 저리 가”라는 말 대신 “재미없니?”라며 아이의 기분을 맞춰주고, 아이가 “친구가 인형을 선물로 줬어요. 너무 신나요”라며 들떠 있으면 “그랬구나. 친구가 인형을 줬구나. 기분이 아주 좋겠네”라고 대꾸해준다.


누구나 취조하듯 캐내려고 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 가령 아이가 “오늘 벌 받았어요”라고 말하면 아빠들은 성급한 마음에 “왜?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게 자세히 설명해봐”라고 다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아이는 변명을 하거나 대답을 회피하기 쉽다. 아이의 마음을 파악하려면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유도하며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왜 벌 받았니?”보다는 “너 말고 다른 친구는 벌 받지 않았니?”라고 묻고 아이가 “짝꿍도 함께 혼났어요”라고 대답하면 “저런 속상했겠구나. 그래서 울었어?”라며 대답을 지속하도록 질문을 던지는 식. 만약 아이가 질문에 답하지 않고 마음을 닫는다면 “짝꿍도 많이 속상해했니? 그 아이는 지금 기분이 어떨까?”라고 물은 뒤 대답에 묻어나는 아이의 기분을 알아차리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에게 칭찬할 때는 특정 행위에 대한 언급보다 ‘너를 인정한다’는 메시지가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성적이 좋으면 “100점이네”라며 성적에 기뻐하기보다는 “역시 너라면 해낼 줄 알았어”라는 식으로 아이를 ‘품어주는’ 표현이 더 큰 기쁨을 준다. 혼낼 때는 잘못을 지적하되, 아이 자체에 대한 실망은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풀어줘야’ 한다. ‘아빠가 날 미워하면 어떡하지?’와 같은 의심이나 불안한 마음을 가지면 행동 개선은커녕 아빠와의 사이에 거리감만 생긴다.


평소 얼굴 보기 힘든 아빠가 사소한 것까지 지적하며 혼을 내면 아이는 반발심을 가질 수 있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서도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아빠가 일일이 야단치는 것보다 적절하게 눈감아줄 때 행동교정 효과가 8~9배 높게 나타났다. 큰 잘못을 한 경우에만 아빠가 혼내도록 하고 자잘한 잘못은 엄마가 지적해준다.


‘너-메시지’는 “너는 유치원에서 왜 매일 늦게 오는 거니?”, “너 TV 앞에서 좀 비켜라”, “네가 잘못했지?” 등 아이를 주어로 해서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런 표현은 언제나 ‘너’에게 행동의 변화를 요구한다. 반면 ‘나-메시지’는 ‘나’를 주어로 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네가 늦게 들어오니 사고가 난 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 답답해서 화가 났어”, “TV 앞에 있으니까 아빠가 TV 보기가 힘들구나”, “네가 그런 잘못을 하면 아빠는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프단다”라고 말하는 식. 아이를 혼낼 때 ‘나-메시지’ 방식을 활용하면 아이가 아빠의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단, 감정을 말로 표현하되 지나치게 감정적이 되서는 안 된다. 모든 감정을 주절주절 말하면 잔소리나 하소연이 되므로 적당한 어조로 포인트만 짚어 이야기한다.


잘하는 사람과 비교하며 “너는 못해!”라고 말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격려하기 위한 비교는 괜찮다. “아빠도 초등학교 때 구구단의 9단을 하나도 못 외웠어”, “아빠가 너만 했을 때보다 네가 훨씬 더 잘하고 있어”라는 식으로 비교하며 아이를 격려하면 아이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기를 살려준다며 못한 행동에 대해서 지나치게 격려하면 의욕을 상실할 수 있으므로 적당하게 격려한다.


자신의 아이 문제라면 사소한 일도 격려하고 칭찬하다가, TV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을 보거나 이웃집 아이가 크게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대단한 일도 아니네. 그거 별거 아니야”라고 무의식적으로 말하는 아빠들이 있다. 이렇듯 가족과 타인을 이중적인 잣대로 평가하면 아이는 아빠에게 격려를 받았을 때 진심을 의심할 수 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만 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실수를 격려하고 성공을 높이 평가하는 자세도 가져야 한다.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출근해서 잠든 후에 퇴근하는 아빠라면 존재감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꼭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만이 ‘진한’ 것은 아니다. 아이가 우울하거나 속상한 일이 있다는 것을 엄마를 통해 알았다면, 전화나 편지로 아이에게 깜짝 위로를 전할 수도 있는 것. 풀이 죽은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많이 속상했지. 아빠도 회사에서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안 좋았단다. 오늘 바빠서 집에 일찍 가지는 못하지만, 우리 아들 목소리를 들으니 안심이 되네”라고 말해준다면 아이는 전화 목소리만으로도 힘을 얻고, 더 나아가 아빠에 대한 사랑까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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